전우치는 판타지와 액션, 코미디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작품으로 작자미상의 고전 소설 전우치전을 모티브로 했습니다. 2009년 12월에 개봉한 이 영화는 족자 속의 갇혀있던 전우치가 500년 만에 깨어나 현대에 나타나 세상을 어지럽히는 요괴를 잡는 이야기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초월하는 영화인 전우치의 간략한 줄거리와 등장인물, 평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줄거리
이야기는 과거와 현대 두 가지 배경으로 전개됩니다. 고대 이전의 먼 옛날, 12지 요괴들이 날뛰면서 삼계가 위험에 처하자 신선들는 요괴들을 자아 동굴에 봉인하고 대신선 표훈대덕에게 요괴들을 잠재워달라 부탁합니다. 표훈대덕은 흔쾌히 받아들여 3000일을 만파식적을 사용해 12지 요괴들을 잠재우려 했으나 휘하의 신선 3인조가 마지막 하루를 채우지 못하고 동굴 문을 열게 되면서 봉인에 실패하게 됩니다. 이후 표훈대덕은 만파식적과 함께 행방불명됩니다.
세월이 흘러 조선시대가 됩니다. 천관대사의 제자 전우치는 온갖 도술로 사고를 치고 다니는 사고뭉치입니다. 전우치는 강해지기 위해 청동검을 얻고자 합니다. 이때 한 과부를 보쌈하던 중 요괴들과 싸우다가 표훈대덕과 함께 사라졌던 만파식적을 발견하게 됩니다. 전우치는 이 피리를 낚아채 도망갑니다. 이를 알게 된 좌도방의 당주 화담은 전우치가 있는 곳을 찾아내 천관대사와 대결 후 만파식적의 반쪽을 얻어냅니다. 화담은 천관대사와 차를 마시던 중 상처를 치료하다가 본모습인 요괴로 각성합니다. 자신이 요괴라는 것을 알게 된 제자 3명과 천관대사를 없애고 이를 전우치에게 뒤집어씌웁니다. 이로 인해 벌을 받아 족자에 봉인되게 됩니다.
500년 후, 현대에서 요괴가 봉인된 항아리가 깨져 요괴들이 세상을 어지럽히자 잠적한 화담을 대신해 족자에 봉인된 도술사 전우치와 초랭이를 풀어주며 완전한 해방을 조건으로 요괴를 잡아들이게 합니다. 그러나 사고뭉치였던 전우치는 요괴사냥은 뒤로 미루고 현대 문물을 즐기면서 전생의 이어지지 못했던 여인(보쌈하려던 과부) 서인경과 연을 맺습니다. 이런 전우치 때문에 힘들어하던 신선 3인방은 500년 전 잠적했던 화담이 나타나자 그와 손을 잡습니다. 그러나 화담은 만파식적을 얻기 위해 나타난 12지 요괴인 양요 괴였고 신선 3인방은 배신당하게 됩니다. 전우치는 만파식적을 얻은 요괴 화담과 전투를 하게 되고 결국 승리를 거머쥡니다. 화담은 500년 전 전우치처럼 족자에 봉인되고 세상은 평화를 되찾게 됩니다.
2. 등장인물
최동훈 감독의 영화는 항상 등장인물의 라인업이 호화로운 편인데 2004년 개봉한 영화 늑대의 유혹으로 꽃미남 이미지로 꽂혀 최고의 주가를 올린 강동원과 연기력으로는 더 얘기할 것이 없는 김윤석이 출연하였습니다. 여담으로 화담캐릭터가 꽤 인기많았습니다. 김윤석은 백윤식, 김상호, 주진모와 함께 최동훈 감독영화에 많이 출연한 배우 중 하나입니다. 전우치에서도 특별출연과 조연으로 위의 3명의 배우가 출연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역할이든 잘 소화해 내는 유해진, 국내 공포영화 중 최다관객을 기록한 장화, 홍련에서 주연을 맡아 연기력을 인정받은 임수정까지 초호화 출연진으로 꾸려졌습니다.
3. 평가
전우치가 개봉한 당시 600만이 넘으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로 한국식 히어로를 전면으로 내세운, 전반적으로 재밌는 오락영화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최동훈의 감독의 전작들이 워낙 잘 되고 작품성이 뛰어났던 탓에 전우치는 좀 아쉬웠다는 반응도 있으나 한국형 판타지 콘텐츠만 보면 현재까지도 전우치만한 영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재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2지 요괴, 족자를 봉인의 매개체, 포탈로 사용하는 등의 도술로 한국만이 가진 한국식 판타지를 잘 그려냈습니다. 배우들 또한 만화적 캐릭터를 띄는 역할을 배우들이 잘 소화해내어 작품성을 높여주었습니다.
CG에 대한 혹평이 있는 편인데 전우치가 개봉한 당시 엄청난 기술력이 동원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아바타가 동시기에 개봉되어서 CG의 차이가 눈에 띌 수는 있겠으나 2009년 기준으로 한국의 CG기술력을 감안하면 나름 괜찮은 편입니다. 현재까지도 속편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은 작품으로 전우치만한 한국형 판타지 작품이 나오길 기대합니다.